중국 소비자, 일본 브랜드에 대한 열정이 식고 있다

일본의 건강 및 미용 제품이 한때 중국에서 안전성과 품질의 표준으로 여겨졌으나, 이제 세계 최대 소비 시장에서 그 매력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 그룹의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와 티몰에서 일본 코바야시 제약의 온라인 판매가 지난해 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레드 이스트에서 제조된 보충제가 수십 명의 사망을 초래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이후 발생한 현상이다. 시세이도와 기타 화장품 제조업체들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방류된 처리수로 인해 소비자 불매운동이 일어난 이후 비슷한 판매 감소를 경험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의 둔화와 일본 기업들의 어려움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중국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컨설팅 업체 차이나 스키니의 마크 태너 매니징 디렉터는 "일본 브랜드가 중국 내 국내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브랜드들은 시장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하고, 타겟이 명확하며, 종종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안단루 데이터에 따르면, 시세이도와 프로터 앤 갬블의 SK-II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 동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각각 약 40%의 판매 감소를 겪었다. 시세이도의 타오바오와 티몰에서의 판매는 올해 첫 7개월 동안 4% 감소했으며, SK-II는 9% 감소했다.

시세이도는 올해 상반기 중국의 핵심 운영 이익이 지난해 대비 10% 감소했다고 발표하며, 이는 중국 소비자 신뢰의 지속적인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세이도의 최고재무책임자 아야코 히로후지는 "소비자들이 후쿠시마 처리수 방출 이후 일본 제품 구매에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바야시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9% 감소했다고 밝혔다. 레드 이스트 사건 이후 광고 중단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달부터 광고를 점진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줄이고 있다. 이세탄 미츠코시 홀딩스는 27년간 운영해온 상하이의 백화점을 폐쇄했으며, 세븐 앤 아이 홀딩스도 최근 몇 년간 이토-요카도의 일부 매장을 닫았다.

일본 브랜드가 중국 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일정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차이나 스키니의 태너는 "일본과의 사랑-증오 관계에도 불구하고 일본 브랜드는 여전히 중국 소비자들에게 일정한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